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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_일상

블랙기업 직장내괴롭힘 경험담 및 퇴사 후의 감정들

by 혼자노는중 2021.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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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와하라, 세쿠하라, 퇴사 뒤의 갑질까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국에 있을 때 나이 드신 분들이 옛날에는 ~이랬다 라고 들었던 모든 경험을 한 회사에서 하게 될 줄은 미처 상상도 못 했었습니다. 세대차이에서 오는 소위 말하는 어느 정도의 '꼰대 문화'는 맞춰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국적과 세대를 아울러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생각의 흐름 차이 정도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그것을 넘어선 행동은 직장내 괴롭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준이 애매하긴 하지만 업무외적으로 힘들게 하는 것 정도.. 아닐까요?

블랙기업을 2년을 다니며 제가 내놓은 결론은 「아니다 싶을 때 바로 퇴사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해외취업으로 일본에 와서 부당한 대우를 당했음에도 큰 결심으로 해외취업을 왔기 때문에 버티며 참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꼭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네요.

 

 

 


직장 내 괴롭힘의 경험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한중일의 경우엔 조금씩 다르지만 위계질서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 내용 자체는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은 저의 블랙기업에서의 경험을 몇 개만 풀어볼까합니다. 어쩌면 슬프게도 공감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네요.

 

① 소리지르기.

상사 : 95.

본인 : 95가 무슨 말이 신지..

상사 : 아니 내가 사이트 보라고 했는데 안 보고 뭐했어!!!! 보긴 본거야? 무슨 말이긴 티켓번호지!!!

본인 : 혹시.. 티켓번호가 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상사 : 내가 그런거까지 알려줘야 돼???!!!!! @!#$^%&^%

출근 첫날부터 시작된 소리지르기.. 이게 시작이란 걸 그땐 미처 알지못했죠. 한시간 넘게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던 상사가 사라진 뒤, 옆에 있던 동료에게 물어서 알게 된 것은 업무 툴에서 리스트의 번호를 티켓이라고 부르는 거였죠.

나중에 여자회를 할 때는 일본분들이 그분은 무슨 이유로 화를 내는 거냐고 개인적으로 불어보기도 했었네요.

한번 시작되면 한시간 이상 무슨말 하는지도 모르겠을 정도로 흥분해서, 처음엔 아기가 떼쓰는 인상을 받아서 처음엔 달래기도 하고 웃으며 넘겼지만 계속 되니 지치더라는.. 소리 안 지른 날은 손에 꼽을 정도.

 

② 취미로 당구를 치는 걸 안 후.

상사 : 지금 뭐 하고 있어?

본인 : 어제 받은 업무 중에 있는데, 현재 이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좀 더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상사 : 지금 그래서 나한테 못하겠다고 말하는 거야??!!!

본인 : 그게 아니고.. 방금 물어보셔서...

상사 : 놀러 왔냐? 당구나 치러 다니고 정신 차려!!!! @#$&^*&^$%#$

앞뒤 흐름 상관없이 그저 취미로 당구 치는 걸로 몇 달을 갈굼을 당했네요. 하지만 회사의 부장님들과 고객사분들이 당구 취미를 가지고 계신 걸 알게 되고, 저도 그분들과 같이 동행하여 치러간 이후에는 당구 이야기는 안 꺼내시게 되었습니다.

 

③ 정보공유 제외.

본인 : 과장님, A업무 B경로에 저장되었으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상사 : 정신 똑바로 안차려? A업무 경로 바뀐 거 몰라? @#$@#%^&*(##@$

본인 : 아 죄송합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여서.. 경로 알려주면 바꿔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상사 : 내가 너한테 말 안 해줘도 너 자리에서 여기에서 나는 소리 안 들려? (바로 옆에 있는 부하를 가리키며) 얘는 잘 주워 들어서 하잖아. 알아서 찾아서 올려놔.

그런데 문제는 제 자리가 상사분의 자리랑 꽤 떨어져 있어서 잘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죠. 어쩔때는 대화는 들리더라도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면 내용을 전혀 파악할 수 없어서 곤란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나중엔 생각했던 것이 상사의 자리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으면 무조건 가서 이야기를 듣자 였는데, 오면 바로 돌려보내고 듣지 못하게 해서 똑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는 지옥의 굴레였습니다.

 

④ 뒤집어 씌우기.

상사와 같이 둘이서 만든 프로그램을 리뷰하는 날. 더 높으신 분, 상사, 저 이렇게 셋이서 리뷰를 하는데 상사가 만든 코드가 가로() 특수문자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수정이 이루어져 자존심이 굉장히 상해 보이시던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리뷰 과정에서 지적당한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상사 : 지적당한 거 정리 잘하고 있어? 이제 너한테는 어려운 거 시키면 안 되겠다.

본인 : 네?

상사 : 네가 제대로 못하니까 이런 사단이 난거잖아.

본인 : (무슨 말인지 생각 중...)

상사 : 아무튼 알았고 이제 쉬운 거만 시킬 테니까 알아둬.

당시 이 대화는 이해를 못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제가 상사분이 한 것을 정리하고 수정하고 있었지만, 가까운 곳에 저희를 리뷰해주신 더 높으신 분이 계셨고 그분 앞에서 내가 하지 않았고 네가 실수를 많이 해서 이렇게 됐으니 지적당한 거 알아서 잘 정리해서 수정해라라는 어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그 순간은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지금 다른 건을 착각하게 나한테 이야기하는 건가 하고 듣기만 하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봐도 실수는 아니고 일부러였네요.

뭐 이런 적도 너무 많아서...

 

⑤ 물건 던지기 및 손찌검.

나중에는 괴롭힘이 일상화가 되어 점점 심해져 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손으로 목을 친다던지 소리를 지르며 제 주위 물건을 던지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블랙기업을 다니며 느낀 점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이렇다보니, 이런 모든 행동들은 저희 회사 내에 있다고 들었던 한국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 뒷말하기 아주 좋은 영양분이었습니다.

한국인은 시끄럽다, 폭력적이다 등 안 좋은 말을 붙일 수 있게 만들었었죠. 일본에서 한국인이 한국말로 몇 시간씩 소리 지르고 있는데 그런 말이 안 나오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상황을 반대로 생각을 해봐도 한국 회사에서 외국인이 주위 사람들이 알지모르는 언어로 조용한 사무실에서 (예를 들어) 베트남어나 중국어 등 본인의 모국어로 소리를 지르면 해당 나라나 사람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질 것 같긴 합니다.

나중에는 저에게 그 사람 혹시 중국인이냐 또는 가깝게 지내던 일본 남자분이 한국사람 약간 폭력적인 것 같다고 듣기도 했었네요. 이렇게 생각이 된다는 게 이 때는 한국인인 게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기업이나 직원에게도 똑같겠지만, 나에게 블랙기업이었더라도 누군가에겐 꿈의 직장일 수 있습니다. 어떤 상사를 만나고, 조직을 만나고, 문화가 형성되어 있고, 팀원을 만나고, 복지, 급여 등등 여러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요. 요즘 한국 뉴스에서도 대기업에서조차 갑질로 자살하기도 하는 것을 보고 그 사람들의 마음을 전부다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공감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심하게 갑질을 당해보았고, 아무도 건드리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정신이 무너지는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니까요.

 

퇴사하면 좀 더 나아질 줄 알았지만 퇴사한 지 4개월째가 된 현재, 퇴사하기 전부터 요청한 서류는 아직 받지도 못했고 세무서, 블랙기업의 사장님과 총무 부원에게 연락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네요.

결국 포기를 해야 하나 고민되는 요즘. 이런 게 퇴사 후 갑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일본 오기 전 주변 사람들의 지나가는 말이라도 새겨들을 걸 일본에서 뼈저리게 느낍니다. 인생경험 제대로 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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