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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_이야기

한국에선 불호, 일본에선 선호의 음식재료 3가지

by 혼자노는중 2021.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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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맛이 없다고 인식되어 한국인의 밥상에서 인기 없는 음식재료들이 있습니다. 

 

가지

연근

시금치

 

이 세가지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또한 어렸을 때 부모님이 억지로 먹게 했던 것 이외에는 한국에서는 제 자유의사로 먹지는 않았던 재료인데요. 그리고 한국에서도 호불호가 심한 음식이라 이것들로 만든 음식도 밖에서조차 찾기 쉽지 않죠.

 

반대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마트나 음식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재료입니다. 그만큼 그 인기를 반증해주는 것이겠죠.

저 또한 일본에서 살다면서 맛을 알게 된 후, 맛있어서 있고 음식점에서는 토핑으로 추가 주문하거나, 집에서 해먹을 때도 직접 사서 음식에 넣어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바로 위의 재료들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가지

 

보통 껍질째로 조리하는 야채.

 

대표적인 한국 음식으로는 가지무침이라는 것이 있지요.

한국에서는 주로 무침으로 만들어 먹는다면, 일본에서는 튀김이나 카레 등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서 먹습니다.

 

가지의 물컹물컹한 느낌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특히 그냥 익히거나 찌고 나면 그 특유의 물컹하면서도 껍질의 질긴듯한 식감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꽤 있는 편이지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 중에서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고,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채소 순위에서 항상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단순히 맛이 없어서 안 먹는 것이 아니라, 가지의 식감과 향과 맛 자체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지가 고급 식재료 취급을 못 받아서, 단순한 요리만 하다 보니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데요. 한국인이 가지를 싫어하게 되는 원인으로 우리나라 가지 조리법의 문제가 지적된 바 있습니다. 재료 특성 따위 고려 안 하고 물에 푹 익혀버리고 먹던걸 중간에 냉장고에 넣어서 차게 식혀버리기까지 하는 한국식 조림요리 문화가 큰 몫을 한다고 합니다. 

 

생가지의 식감은 폭신함이 느껴집니다. 밭에서 딴 가지는 생으로 먹어도 달큼해서 시골에서 간식거리로 종종 먹을만 한데, 시중에서 파는 가지는 유통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며 맛이 좀 떨어집니다.

생가지를 먹으며 주의할 점은 익히지 않은 가지에는 열매뿐만 아니라 꽃과 잎에도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습니다. 싹이 난 감자에도 들어있는 유명한 독이죠. 익히지 않은 가지에는 싹이 난 감자만큼은 아니지만 아린 맛이나 복통,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익힌 가지는 독이 없어지기 때문에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사실!!

 

'가지'는 원래 방울토마토와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영어로 'Eggplant'인 이유도 개량 이전의 모습이 마치 열매나 계란 같아서라고 하는데, 작고 동글한 생김새였지만 오랜 세월 품종개량이 이루어지며 현재 우리가 아는 굵으면서 길쭉한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연근

 

싫어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 식재료.

 

특히 대다수가 연근을 한국의 조리법으로 만들어진 연근조림으로 처음 맛보기 때문에 나중에는 연근을 먹을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일본에서는 텐동 위의 튀김이나 카레 수프 등에 기본적으로 넣어져서 나오는 불호 없는 음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식재료로써 인기가 없는 주된 이유로는 구멍이 숭숭 난 괴상한 외양 및 특유의 냄새, 이질적인 식감이 꼽힙니다.

그렇지만 특유의 단맛과 아삭아삭한 식감 덕분에 요리에 꽤 많이 쓰이는 식재인데요. 기본적으로 전분을 빼기 위해 물에 담가놓는 과정을 거친 후 조리가 됩니다.

조리할 때에는 껍질을 벗긴 직후 소금이나 식초를 넣은 물에 잠깐 담가 두면 떫은맛을 제거할 수 있어 연근 특유의 맛을 더 살릴 수 있습니다. 보관을 할 때는 껍질을 벗기고 즉시 식초를 넣은 물에 살짝 씻어준 후 물을 제거하고 신문지 등에 감싸서 보관하면 1~2주 정도 갈변을 막으면서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고 하네요.

 

게다가 각종 질병에 효능이 뛰어나서 약재로도 잘 쓰인다고 합니다. 육식을 금하는 불교의 승려들이 표고, 고사리, 죽순과 함께 즐겨먹는 채소이기도 하면서, 마침 한국 사찰은 연꽃이 많아 연근 재배하기도 좋고, 실제로 사찰요리에는 연근을 사용한 메뉴가 많습니다.

 

섭취 시 주의할 점으로는 절대 생으로 먹으면 안 되고, 씻거나 썰 때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연근 같은 수생식물 뿌리에는 흡충류의 기생충 유충이 득실거리며 약한 독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서 안전하게 섭취해야 합니다.

 

연꽃의 줄기이지만 아무 연꽃의 줄기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며, 식용 가능한 품종은 3~4종류뿐이라고 합니다. 재배는 간단하지만 진흙 속의 땅속줄기를 상하지 않게 수확하려면 숙련과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보통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수확하는 가을 연근이 가장 즙이 많고 맛이 좋다고 하는데, 한 마디가 400g 이상 나가는 굵기에 백색이고 구멍의 크기가 고른 것이 좋습니다. 

 

연근에는 탄닌, 철분, 아미노산, 비타민C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며 탄닌의 수렴성 성질 때문에 상처가 빨리 낫게 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카테킨 등의 성분이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혈액의 점도를 개선하여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수족냉증, 저체온의 개선에도 뛰어난 효과를 주어서, 한의학에서는 연근을 따뜻한 성질로 분류합니다.

 

 


세 번째. 시금치

 

채소 싫어하는 사람들이 주로 싫어하는 채소 중 하나.

 

그렇지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맛이 매우 무난하고 초록색이 보기 좋아 샐러드나 기타 요리에 많이 쓰입니다.

한국에서는 된장국에 시금치를 끓여서 먹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데쳐서 참기름과 다진 양념 등과 함께 버무려서 나물 반찬으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시금치를 추가 요금을 주고 카레의 토핑으로 자주 올려서 먹습니다.  

 

특이하게도 겨울이 제철인 채소이며, 시금치가 가장 달고 맛있을 때입니다.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면서 천천히 자란 시금치를 최고로 쳐준다고 합니다. 이는 시금치가 스스로 얼지 않기 위해 잎사귀의 당도를 올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겨울 시금치와 달리 여름 시금치는 성장이 진짜 빠르다고 합니다. 그 대신 맛은 겨울철 시금치에 비해 떨어지며 식감도 좋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미네랄이 풍부하긴 한데 너무 많이 먹으면 요로결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콩팥이 안 좋은 사람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덧붙이자면, 생으로 잘못 먹으면 옥살산 중독의 위험이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금치가 무익하다거나 해로운 것은 아니며, 시금치의 영양성분을 보면 비타민이 골고루 많이 들어가 있으며 비타민 A가 풍부해서 특히 예쁜 피부와 동안을 얻는 데 훌륭한 채소입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시금치는 크게 재래종과 개량종으로 2종류가 있습니다.

맛은 재래종이 월등히 좋은데, 완전히 자란 시금치보다는 노란 잎이 섞여있는 쪽이 잎이 부드럽고 달다고 합니다. 즉, 잎사귀가 작고 뿌리 부분에 붉은기가 많은 당도가 높은 시금치를 먹었다면 재래종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재래종이 양에 비해서 훨씬 비싸며 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는 재래종이 개량종에 비해서 자라는 속도가 매우 느려 수확이 느리기 때문입니다.

 

시금치 하면 떠오르는 대표 캐릭터로 뽀빠이가 있습니다. 이 만화 덕분에 먹으면 힘이 솟는 마법의 식물 취급을 받기도 했던 영광이 있었죠. 영양이 풍부한 건 사실이지만 사실 시금치의 철분 함유량은 다른 채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금치의 철분 함유량이 평범한 수준이라는 것은 변함없더라도, 고기를 못 먹는 채식주의자에게는 시금치만 한 것이 없습니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입맛이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예전엔 맛없게 느껴졌던 음식이 나이 들어서 먹어보니 맛있게 느껴지게 되는 경우, 

처음 맛없는 요리를 먹고 해당 음식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가 다시 먹고 좋아하게 되는 경우 등등...

 

한국의 음식은 종류도 굉장히 다양하고 맛이 좋습니다. 조리법도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도 마다하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의 입맛은 대부분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그럼에도 몇몇 재료들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재료가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한국식 조리법에 불행히도(?) 맞지 않아 대중적인 인기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한국에 있을 때 입에 대지도 않았던 것들을 일본에 살면서 즐겨먹고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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