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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_이야기

일본인끼리도 헷갈리는 빈말(社交辞令) - 혼네 & 타테마에(本音 & 建前)

by 혼자노는중 202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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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빈말'은 우리도 모르는 새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빈말을 하더라도 가끔은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하고, 가끔은 믿고 싶기도 한게 빈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표적으로 '밥 한번 먹자'는 진심으로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보통 빈말로 여겨지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이런 한국을 뛰어넘는 민족이 있었으니... 가깝고도 먼 나라인 섬나라, 일본이었습니다.

 

 

 


혼네 & 타테마에

(本音 & 建前)

혼네(本音、ほんね)

:본인이 가지고 있는 본심(속내).

타테마에(建前、たてまえ)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마음.

 

혼네와 타테마에의 발달은 사무라이 시대를 거치면서 완성되었습니다. 전국시대의 일본은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 무사의 정체성이며 목숨보다 무사의 명예가 중요한 시기로, 조금이라도 남에게 불만을 가지거나 모욕을 당하면 바로 살인을 하였던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혼네를 들키면 위험해져, 혼네로 말하는 것은 꽤 어려웠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무라이 시대에는 타테마에의 사회가 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서로 간의 분쟁을 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고 다테마에라는 일본 특유의 대인관계 태도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사무라이 시대를 거쳐 현대사회로 왔음에도 혼네와 타테마에는 현대사회에 맞게 남아있습니다. 특히 남에게 미움받는 것을 싫어하는 일본인의 특성과 맞물려, 사회적 교류를 의례로 생각해 대화나 행동을 상대방에게 맞춰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일본인에게 본인의 의견이나 생각을 이야기했을 때,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 일본인의 혼네가 다를 경우,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방이 원하는 대화의 주제로 질문을 해서 대화를 유도하거나 혹은 들어주기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에 인터넷을 많이 접한 세대들은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무라이 시대와 현대사회를 거쳐오면서도 변하지 않는 '모욕을 당하는 것' 그리고 '미움을 받는 것'과 같이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거나 들키는 것을 싫어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사람(일본인)과 대화할 때 주의할 점은 나와 일본인 사이에 엄청난 친밀감이 있지 않는 이상, 혹은 친밀감이 있더라도, 상대방 관련된 어떤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소위 말해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는 것이 일본인과의 교류를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유가 되어줍니다.

 

아마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은 일본인은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더라도 당장 앞에서는 동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후에 뒤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뒤통수가 얼얼할 정도로 배신을 당할 수도 있으며, 헤어진 후 연락이 끊길 수 있습니다.

 

 


샤코지레

(社交辞令)

「しゃこうじれい」。

한자의 의미로는 '사교적인 말' 혹은 '사교상의 인사말'.

비슷한 의미의 한국말은 '빈말'.

 

샤코지레는 일종의 타테마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본심을 숨기고 상대방에게 드러냈다는 의미의 타테마에보다는 일상에서 원활한 사회적 교류를 위해 상대방을 배려하는 거짓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답이 되지 않는 듯한 완곡한 대답, 아부를 위한 칭찬하는 말, 약속을 미루기 위한 어떠한 구실 등등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일본사람들이 겉치레로 사교적인 말을 사용하는 큰 이유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① 상대와의 상하의 관계성
② 속마음을 말하면 상처를 주니까
③ 그 자리를 무난하게 넘기고 싶으니까

 

위와 같은 비슷한 이유들로 예의상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해주고 맞춰준 것뿐인, 샤코지레가 난무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 받는 사람에 따라서는 거짓말쟁이라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만남이나 약속을 정할 때, 상대방이 어떤 계획이나 상황을 기뻐하였지만, 구체적인 날짜나 계획을 적극적으로 세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거나 소극적으로라도 미루는 모습을 보였을 경우는 의례적으로 했던 샤코지레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괜히 리더십을 발휘해서 이끌고 가려고 하거나 일정을 미리 준비하는 등의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경우, 약속을 받아낼 수는 있지만, 직전에 갑작스러운 약속취소(ドタキャン)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사교적 발언이라는 것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합니다. 겉치레 말을 곧이듣고 나면 나중에 배신당했다 혹은 거짓말을 당했다는 충격이 클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회사를 다닐 때 실제로도 주변 일본인들조차도, 협력사끼리 빈말이 가득한 통화를 한 뒤에 끊고 나서 '〇〇씨가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샤코지레일지도 모르겠네요.'라고 서로 추측하며 이야기할 정도이니 이건 외국인뿐만 아니라 현지인조차도 헷갈리는 난제입니다.

 

이처럼 들은 말이 예의였는지 아닌지는 서로의 관계성이나 상황에 의해서 판별해야하나,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정말로 믿지 않고 빈말이겠지라고 하는 마음가짐으로 있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슷한 일본어.

オブラートに包む

:완곡하게 말하다.

:오부라토(オブラート)는 먹기 어려운 가루약 따위를 싸는 얇은 막을 일컫는 용어로, 즉, 자극적이거나 쓴 말을 숨겨서 부드럽게 한다는 의미로 통합니다.

遠回しに言う

:에둘러 말하다.

:멀리 돌아서 말하다는 의미로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빙빙 둘러서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조 :

https://namu.wiki/w/다테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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