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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_이야기

여성스러움의 대표단어, 여자력(女子力)에 대해

by 혼자노는중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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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잘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돈을 잘 번다는 것과 여자는 가정적이라는 것이 굉장히 잘 먹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을 대표하는 말 중에 「여자력」이라는 단어가 있는데요. 반대로 「남자력」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어로 하면 women's power. 그러나 영어로 했을 때의 느낌과는 많이 다른 의미의 단어입니다.

관련된 개인적인 일화로는,
일본에서 나베 요리를 먹고 있을 때 나베를 접시에 덜어준 적이 있었습니다. 음식을 더는 곳에 가까이 앉은 사람이 나눠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멀리 있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니까요.
그때 갑자기 제 맞은편에 앉았던 남자가,
「여자력 높다-(女力たかー)」
라고 농담 식으로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좋은 말 같기도 하고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네요.

그럼 여자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살펴보겠습니다! :)

여자력 빙고

위는 여자력을 검색하면 거의 바로 볼 수 있는 여자력 빙고입니다.
소식, 요리를 잘하기, 분홍색 좋아함, C컵 이상, 화장품 좋은 것을 씀, 손톱이 깨끗, 치마가 10개 이상 등등...
전 이 것을 보고 하루 종일 관리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겠는데?라고 생각을 했답니다.
외모를 잘 꾸미고 여성스럽고 집안일을 잘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허허...

여자력을 대표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제가 생각하는 대표적인 여자력을 말해보겠습니다.


여성스럽게 꾸미기


치마 & 레이스
일본 여자가 치마를 많이 입는 이유 중 하나이지요. 본인의 여성스러움을 어필하기 위해서입니다.
여성복 코너에서 옷을 사려고 보면 레이스 달린 옷과 치마가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속옷에도 레이스가 너무 많이 장식이 되어 있어서 이게 성인 속옷이 맞는 것인가..라는 느낌이 개인적으로 들기도 할 때가 있습니다.
화장
그리고 화장도 굉장히 정성 들여서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 화장법은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러움. 하지만 일본은 한국보다는 눈 화장과 볼터치를 강조해서 하는 듯합니다. 요즘은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볼터치를 볼 수가 없었네요.
밖에 나갈 때 잘 차려입기
집 앞에 슈퍼만 다녀올 때도 어디 멀리 갈 때와 같은 복장으로 정갈하게 나갑니다. 아 물론, 저는 그냥 운동복 차림으로 가지만요.


요리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고 어필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여기에 유명한 여우짓(?) 일화도 포함이 되어있지요.
남녀가 집에 모여있을 때, A라는 친구가 음식을 하고 있으면 갑자기 B라는 친구가 착한 척하며 끼어들어서 「아~ A쨩 이건 이렇게 조리하는 게 더 맛있어. 괜찮다면 내가 좀 도와줄게.」라고 남자들 앞에서 창피(?)를 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착한 척과 동시에 B 본인이 A보다 요리를 잘한다는 어필인 것이죠.

한국 버전으로는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남자들 앞에서 「아, A야, 너 예전에 (성형) OO 했다고 했지? 그때 어땠어? 그 병원 괜찮았어?」라며 갑자기 아웃팅 시전 한다는 이야기와 같은 버전인 것 같습니다.


음식 나누어 주기


이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음식이 나오든지 음식이 나오면 한분이 인원수에 맞게 똑같이 배분을 해줍니다.
이건 문화인 것 같기도 한데, 배분된 음식을 다 먹었다고 해서 내가 개인적으로 더 덜어서 먹기보다는 다 같이 속도를 맞춰서 다 먹으면 다시 모두에게 똑같이 배분을 해줍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다 같이 똑같은 양을 먹을 수 있도록 말이죠.
여자들이 덜어주고 남자들은 주로 받아서 먹는 편입니다. 전 외국인 포지션으로 그냥 주는 대로 먹었습니다.

예전에 일본에 오기 전, 한국사람 일본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한국남자들이 수저와 젓가락을 두는 모습을 보고 일본여자들이 한국남자들 너무 친절하다고 칭찬을 했었죠. 일본에서는 그런 것들 놓는 것도 다 여자가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때 그 여자들의 나이 갓 20살...



여자력이 유지되는 이유?


남자들은 돈을 벌고 여자는 그 돈을 잘 관리해서 가정을 잘 꾸리는 것이 일반적 일본의 모습인 듯합니다.
누군가는 이런 것을 보고 여자의 인권이 낮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회적인 시점으로 보면 맞는 이야기인 듯합니다. 유리천장보다 더 단단한 게 있는 느낌이랄까?
요즘엔 일본도 점점 비혼이 늘어나고 여자들의 경제활동도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한국보다는 맞벌이의 비율이 적으니 (돈을 번다고 해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짧게 하는 분들이 많음), 역할 분담에 대한 불만도 크게 없어 보입니다.

이유는 한 두 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가정주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무리 교육에 돈을 많이 쏟았고,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회사에 들어갔어도 결혼 후 내조에 전념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십 대 초반인데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여자들도 많이 있고요.
좋은 회사를 들어가는 것이 그곳에서 괜찮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었었지요. 가정주부만 하기에 너무 아까운 스펙을 가지고 있어서 뜯어말리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본인이 그걸 원한다면 타인이 참견할 수 없는 부분이니 어쩔 수 없지요.
그리고 남자들도 얼굴만 예쁜 것보다는 조금 덜 예쁘더라도 여자력이라고 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경제적으로 남자에게 기댈 수 있는 것들이 사회문화적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한 40대 정도 되신 일본 남자분이랑 대화를 했을 때 들었던 이야기. 「일본 여자들한테 동거하자고 하면 거절할 사람 거의 없을걸?」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왜냐고 물으니 남자가 돈 다 내는데 거절할 이유가 있겠냐는 말이었지요. 일본 내에 동거문화가 있긴 하지만, 그러한 말은 그분이 본국의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죠.
또, 예전 저의 포스팅에서와 같이 데이트할 때, 돈 버는 남자들은 데이트 비용을 다 내는 것도 흔합니다. 일본에서의 데이트 자체가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도 이것저것 주고 비용을 내고, 여자들은 남자한테 그만큼 행동이랄까 요리, 청소, 꾸미기 등등 그외 요소로 맞추는 듯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나이차가 많이 나는 커플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혼 시 한국에 비해 위자료도 높은 편이라 가정주부만 했더라도 재산분할의 비율이 30~50%까지 가능하고, 거기에 더해 아이가 있을 경우 양육비까지 꽤 높게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조금 이해못 할 만한 것들이 있긴 하지만, 외국인의 관점으로 한국을 바라봤을 때도 이해못 할 것들이 있겠지요.
그게 이 사회에서 큰 마찰없이 통용되는 거라면 그냥 그들을 이해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이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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